『권커니 잣거니』(미간)

가을 한 점

洪 海 里 2020. 9. 21. 06:38

* 여국현 시인의 페북에서 옮김.

 

 

가을 한 점

 

洪 海 里

 

 

 

따끈따끈하고 바삭바삭한 햇볕이 나락에 코를 꿰어 있어도 투명하다

 

혼인 비행을 하고 있는 고추잠자리가 푸른 하늘을 업고 빙빙 돌고 있다

 

여름 내내 새끼들로 시끄럽던 새집들은 이미 헌집이 되어 텅텅 비었다

 

너른 들판이 열매들로 가슴이 탱탱하니 더 바랄 것 하나 없이 가득하다.

 

- 월간 《우리詩》(2020. 11월호).

 

 

* 가을 한 잔

커피향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순간,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순간, 네 생각이 나는 이 순간이 바로 가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동아일보 2020.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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