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化된 洪海里

매화, 마지막 가는 길에 피는 / 이대의(시인)

洪 海 里 2021. 9. 12. 05:51

 

 

매화, 마지막 가는 길에 피는

 

이 대 의

 

 

 

꽃이 피면 다시 지게 되어 있어요

너무 아파하지 말아요

이제 조금은 놓아 주세요

그래야 매화에 이르는 길도 편하죠

좋은 길로 생각하세요

아내가 아파할까 봐

예쁘게 만드신 길이잖아요

두 분이 원 없이 나누며 사시는 모습

참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웠기에 이별이 힘드시겠지만

그만큼 사랑하셨잖아요

후회도 미련도 다 버리고

어렵지만 받아들이셔야죠

꽃이 피면 다시 지게 되어 있는 걸

반역할 수 없어요

매화에 이르는 길*

그게 마지막 이별이 아니고

사랑을 간직한 꽃으로 피는 길이예요

 

* 『매화에 이르는 길』 : 홍해리 선생님의 시집 제목.

- 월간 《우리詩》, 2021.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