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인의 집 <세란헌洗蘭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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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낯선 길 위에서
洪 海 里
2022. 4. 15. 03:00
낯선 길 위에서
- 致梅行 · 12
洪 海 里
온몸이 멍멍해집니다
온종일 막연한 불안감에 마음이 먹먹합니다
낯선 거리에 서 있는 한 사내
어디로 갈지 몰라, 홀로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마취된 듯, 아니
만취한 듯 허둥대고 있습니다
폐금廢金도 금이라서 반짝이는데
나이 들어 병이 나면
왜 사람은 빛이 나지 않는 걸까요
단물난 단벌의 허아비 하나
길 위에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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