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눈물 부자

洪 海 里 2022. 4. 17. 06:28

눈물 부자

- 치매행致梅行 · 239

 

洪 海 里

 

 

 

내 몸이 물이었구나

내 눈이 샘이었구나

 

나이 들면 눈물이 흔해진다더니

보는 것 듣는 것마다 날 울리네

 

딸을 시집보내면서 울고

친구가 먼저 떠나가 울고

 

"울지 말자, 울지 말자!" 하면서도

말없이 누워 있는 사람 보며 또 우네!

 

 

* 인간이 한 생을 살면서 겪는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웃음꽃 피우는 일이며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흔히 오늘의 세대를 눈물도 없는 세상이라고들 합니다. 어느 상갓집에 가보아도 눈물을 흘리며 우는 상주를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굴건제복을 하고 문상객을 맞으면 반드시 곡(哭)을 했습니다. 그게 망자를 보내는 예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승을 떠난 자를 위해 울고 눈물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조화가 줄을 서서 눈물을 흘리는지 모를 일입니다.

  여기 “눈물 부자”란 시를 보면 이 시의 주인공인 시인은 누워있는 환자(아내) 앞에서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말 못할 시중을 들면서 눈물 부자가 되어있는 경우를 상상하게 됩니다. 눈물이 나는 경우도 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너무 기쁜 일이 닥칠 때 눈물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식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나 상(賞)을 탓을 때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눈물은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속성으로 눈 밖으로 떨어지는 분비물을 눈물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서 흘리는 눈물. 귀하게 키운 딸을 시집보냈을 때 부모는 울게 됩니다. 친구가 먼저 이승을 떠났을 때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화자인 시인은 아내의 불치병에 대한 경우입니다. 동반자인 아내는 누워있습니다. 시인은 스스로 다짐합니다. “울지 말자!”라고. - 정일남(시인).

[출처] 눈물 부자|작성자 솔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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