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
- 치매행致梅行 · 336
洪 海 里
9월 6일, 음력 칠월 스무이렛날
아내의 생일인데
오늘이 칠순인데
아내는 이것도 저것도 모릅니다
생각해 보면
엊그젠데
참으로 먼 길이었습니다
아내의 길은
돌아
돌아서 매화 피는 마을까지
다시 먼 길을 가고 있는
아내의 나라
오늘을 접으면 내일이 펼쳐지고
매화가 질 때가 되면
길이 끝날지 모릅니다
왜 그리 살았던가
왜 그리 살고 있는가
누가 알 수 있었으랴
고희 인생이 이리 허망한 탑일 줄을!
이쪽 세상은 환한데
저쪽은 어둡고 적막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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