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좋은 시 어떻게 쓸 것인가? / 임보 시인 /포항 2022.04.28.

洪 海 里 2022. 5. 6. 09:59

* 행사장

 

              * 행사를 마치고 그곳 대표들과 찰칵!

 

                                                        * 차영호 시인의 대금연주.

 

* 좌로부터 김봉구, 민구식, 방화선 시인.

 

 

지난 4월 28일 목요일 저녁 포항문협(회장 서숙희 시조시인) 포항문예아카데미(원장 차영호 시인)에서 주최한 임보 선생님 초청 특강이 있었습니다.

겸사겸사 홍해리, 전선용 선생님과 함께 내려와 강연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포항에 거주하는 우리詩 회원이신 차영호, 유진, 민구식, 방화선, 김봉구 시인들께서 특별히 마음 써 강연 전후 알찬 일정도 마련해주셨습니다.
차영호 시인의 다실에서 맛 본 오래 묵힌 진한 보이차 향과 그윽한 대금 연주, 유진 편집위원의 지인이신 도지민 소설가가 마련해주신 동해바다 파도소리 가득 밀려오는 오도리 숙소에서 민구식, 방화선 시인이 준비한 푸짐한 동해의 회와 직접 재배한 상추로 함께 한 식사, 밤 샌 아침 유진 시인이 직접 끓여 준비한 전북죽, 서숙희 포항문협회장과 권양우 경북 포항 시 읽는 문화 대표가 함께 하여 더욱 화기 애애해 진 김봉구 시인이 마련한 넉넉한 아구찜의 점심식사, 그 후 옥상서원, 독락당 산책까지 알차고 반갑고 즐겁고 넉넉한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자리를 마련하고 준비해주신 포항문예아카데미 원장 차영호 시인을 비롯 유진, 민구식, 방화선, 김봉구 시인님, 강연애 함께 해 주신 손창기, 최라라, 김동헌, 송준규 시인과 100명 넘게 강당 가득 참석해주신 포항문협아카데미 회원들과 시 사랑하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00석이 넘는 자리를 가득 메우도록 참석하고 강연 내내, 그리고 강연 후 질의문답과 사인회까지 기쁘게 함께 한 진지한 태도의 청중들과 노령에도 불구하고 낭랑하고 다정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2시간 가까운 강연을 이끄신 임보 선생님, 그 조화가 이루어낸 강연장의 분위기가 압권.
강연 후 유진 시인이 지도하는 문학반 수강생이 단톡에 올렸다면서 공유해주신 강연 요약과 소감이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다서 길지만 소개하면서 늦은 후기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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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강연에 참가하셨던 유진 선생님께서 지도하는 문예창작반 학생이 임보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정리한 글이라 합니다. 강연의 내용뿐 아니라 분위기도 느껴지는 글이고, 무엇보다 강연 내용을 잘 정리해 둔 글 같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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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어떻게 쓸 것인가? -시의 조건과 전략-
2023.4.28.(목). 임보 시인 특강 내용
1. 우리 시가 난해하게 되어 시단이 흐려진 4대 요인
첫째, 시의 무리한 은유성, 낯설게 하기, 비구상적 접근
둘째, 초현실주의 추구로 잠재의식의 자동기술법에 따라 논리성과 도덕성 결여
셋째, 무의미한 시로 사물의 변형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자신만이 아는 말로 표현
넷째, 율격을 무시하는 자유시의 경향 등으로 독자를 잃었음
2. 시는 어떤 글이어야 하나?
첫째, 시는 세상과 소통이 되는 글로 고등학생 정도면 이해되는 쉬운 것이어야 한다.
둘째, 시는 내용과 표현방법이 아름다운 글이어야 한다.
셋째, 시는 소재와 기법이 재미있는 글이어야 한다.
넷째, 시는 새롭고 신선하여 창조성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시는 정신적 영양소로서 거듭 읽고 싶은 감동이 있는 글이어야 한다.
3. 임보의 시적 전략
첫째, 짧은 4단시 전략-중국의 절구나 우리나라 시조, 일본의 하이꾸 같은 짧은 시가 좋다.
“높이 나는 새를 부러워말라. 결국 그가 깃들일 곳은 지상의 숲이다.” 라고 표현한 ‘비상’이나 “눈 어둠은 보기를 탐내지 말라는 뜻”이라 표현한 ‘늙음’ 등의 시는 지극히 짧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둘째, 소리의 양을 나타내는 율격과 같은 소리의 리듬감인 압운 등 음악적 요소가 있어서 독자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 1987년부터 압운을 살리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묵란곡’과 ‘궁우도’는 율을 생각하며 썼지만 독자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한다
셋째, 파고들어가기로 깨달음과 새로운 발견을 해야 한다. 새로운 생각으로 시상을 찾자.
‘크레도스를 몰면서’는 차가 움직이는 것은 발과 엔진, 기름, 원유가 된 원시 동식물, 그것을 키운 태양, 우주로 더 깊이 파고 들어 깨닫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넷째, 소재의 재구성으로 다시 짜 만들기를 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주머니를 보고 ‘바람을 몰고 가는 소녀’로 표현하였다.
다섯째, 남의 생각 바꾸어 쓰기로 차용할 줄 알아야 한다. 표절이 아니라 바꾸는 전략이다.
함민복의 ‘섬’을 차용하여 섬을 둘러싼 울타리인 바다를 ‘울타리’란 시에서 지상과 천국 사이에 설치된 완벽한 허공을 ‘울타리’로 표현하였다.
여섯째, 시야를 넓혀서 감각을 확장해야 한다. 촉각, 청각, 후각, 공감각 등으로 확대한 ‘적요의 밤’은 잠오지 않는 이유를 우주로 확장하여 쓰고 있다.
일곱째, 감각을 깊이있게 시야를 좁혀야 한다. 코로나 19 같은 미생물을 ‘작은 놈들이 무섭다’고 나타낸 시 등이다
여덟째, 이야기로 꾸며야 한다. 설화시, 선시 구름 위 다락마을, 동화풍의 시를 쓴다. 그리고 왕이 되었네, 호미곶 상생의 손을 김옥균의 능지처참으로 빗대어 ‘손의 부활’을 썼다.
4. ‘시로 쓴 시론’ - “시를 지망하는 젊은이에게”
시의 길에 들어서지 말라/ 60년 시를 쓴 내 꼴을 보시라
그래도 시를 쓰고 싶거든 이렇게 써라
시는 노래다. 짧게 율격을 통해 심금을 울려라/ 시는 아름다움이다/시는 새로워야 한다.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바꿔라
세상을 비판하려거든 자기 안목이 옳은가 생각해 보라/ 꼭 하고 싶거든 풍자와 역설로 하라
시는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다/세상을 살지고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시는 맑은 정신이 깃든 경전이다/ 시인은 사원의 성직자이다
5. 질의 - 임보시인의 시 쓰는 습관은?
응답 - 항상 시를 생각하고 자다가도 메모한다. 메모지는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6. 소감
(1) 나의 뇌에 불에 데인 것 같은 화인을 맞았다.
(2) 시에 대한 시인의 깊은 사랑을 확인했다.
(3) 비범한 삶의 자세를 통해 심장 터지는 환희를 느꼈다.
(4) 두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간 밤이었다.

(5) 원로 시인의 청춘을 빼앗고 싶었다.

- 여국현 시인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