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에 서서
洪 海 里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 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가을 들녘>
눈 감아도 누런 풍요가 보이고
귀 닫아도 풍년가 소리 들린다
가을엔
마음을 비워도
채워지는 것은 있나니
다 나누고 보니
넉넉함과 뿌듯함
텅 비어가는 것은 아니구나
[출처]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작성자 마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