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장끼, 날다

洪 海 里 2023. 3. 2. 10:29

 

장끼, 날다

 

洪 海 里

 

 

초경보다 은밀히 온다,

봄은

 

정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또 얼마나 아픈지

 

겨우내 죽은 듯 엎드렸던 수꿩

"꾸엉, 꿩, 꿩, 꿩!" 목을 틔워

 

산자락을 물고 까투리 찾아

봄바람 타고 푸드득 솟구쳐 오른다

 

꿩밥도 서둘러 꽃대를 세우니

꺼병이들 금세 몰려들것다.

 

 

* 꿩밥 : 섬지방에서는 춘란을 꿩밥이라 부르고 있음.

            이른봄에 춘란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꿩이 꽃을 쪼아먹음.

 

 

*장끼 : 이원규 시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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