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 날다
洪 海 里
초경보다 은밀히 온다,
봄은
정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또 얼마나 아픈지
겨우내 죽은 듯 엎드렸던 수꿩
"꾸엉, 꿩, 꿩, 꿩!" 목을 틔워
산자락을 물고 까투리 찾아
봄바람 타고 푸드득 솟구쳐 오른다
꿩밥도 서둘러 꽃대를 세우니
꺼병이들 금세 몰려들것다.
* 꿩밥 : 섬지방에서는 춘란을 꿩밥이라 부르고 있음.
이른봄에 춘란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꿩이 꽃을 쪼아먹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