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홀로 앉아
洪 海 里
도동항 막걸리집 마루에 앉아
수평선이 까맣게 저물 때까지
수평선이 사라질 때까지
바다만 바라다봅니다
두 눈이 파랗게 물들어
바다가 될 때까지
다시 수평선이 떠오를 때까지.
// 요즈음 신기한 대회가 이따금 열린다. 일명 '멍 때리기' 대회다. 그런데 이 멍 때리기가 기억력, 학습력,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코넬대의 연구 보고가 있었다. 이 시의 화자는 왜 바다를 바라볼까? 아마 잊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일과 직장과 가족과 친지와 친구들과... 그 모든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낸 인과를 잠시 벗어나 정신을 쉬게 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멍 때리는 것은 무료하고 무의미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때로 이런 멍 때리기가 필요하다.
- 이해우(2023.06.11).
* 김미경 님의 페북에서 옮김.(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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