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귀가 지쳤다

洪 海 里 2024. 2. 13. 11:00

귀가 지쳤다

洪 海 里

 

 

들을 소리

안 들을 소리까지

대책없이 줄창 듣기만 했다

 

늘 문이 열려 있어

온갖 잡소리가 다 들어오니

그럴 만도 하지

 

대문을 걸어 잠글 수 없으니

칭찬 아첨 욕지거리 비난 보이스피싱까지

수시로 괴롭히니 귀가 지쳤다

 

하루 한시도 쉴 새 없이

한평생 열어 놓고 줄곧 당한 귀의 노동

이제 귀가 운다.

 

- 월간 《우리詩》 2024.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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