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무게
洪 海 里
툭,
투욱,
투둑,
떨어지는 저 생명들
영원으로 가는 길의 발자국 소리
이 가을엔 죽음 같은 것 생각지 말자
훤한 대낮에도 별이 보이고
바람결마다 무늬 짓는데
모든 목숨들이
잠깐,
아주 잠깐,
투명한 소리로 울다
일순,
서쪽 하늘에 하얗게 묻히고 있다
기인 적멸의 계절이 오리라
내던져진 빈 그물처럼
침묵에 귀를 기울이라
영원으로 가는 길은
깊고
조용하다
맑은 영혼으로 닦이고 닦인
깊고 조용한 목숨,
무겁고 가볍다.
- 시집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