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가을의 무게

洪 海 里 2024. 11. 10. 18:32

가을의 무게

 

洪 海 里

 

 

툭,

투욱,

투둑,

떨어지는 저 생명들

영원으로 가는 길의 발자국 소리

이 가을엔 죽음 같은 것 생각지 말자

훤한 대낮에도 별이 보이고

바람결마다 무늬 짓는데

모든 목숨들이

잠깐,

아주 잠깐,

투명한 소리로 울다

일순,

서쪽 하늘에 하얗게 묻히고 있다

기인 적멸의 계절이 오리라

내던져진 빈 그물처럼

침묵에 귀를 기울이라

영원으로 가는 길은

깊고

조용하다

맑은 영혼으로 닦이고 닦인

깊고 조용한 목숨,

무겁고 가볍다.

- 시집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 박흥순 '天津의 인상' (182x91cm, Oil on canva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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