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공부

[스크랩] 띄어쓰기 이것만은 기억하자

洪 海 里 2005. 10. 19. 04:35

띄어쓰기 이것만은 기억하자

한 준 호 MBC 아나운서국 우리말연구팀



띄어쓰기는 몸에 익혀 쓰기가 매우 어렵다. 띄어쓰기는 두 가지를 생각하면 된다. 첫째는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있다면 붙여써도 좋다는 것이고,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 헷갈릴 때는 일반적으로 띄어 쓰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MBC 아나운서국에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우리말 연구팀이 있다.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말 연구팀에서는 우리말에 대해 궁금한 사항들을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문의를 받곤 하는데, 최근에는 띄어쓰기에 대한 질문이 부쩍 많아졌다.

영어와 다르게 우리말에 있어 띄어쓰기는 ‘영수가 방에 들어가야’ 하는지, ‘영수가방에 들어가야’ 하는지와 같이 우리말에 의미 있는 호흡을 준다.

문제는 우리말의 띄어쓰기는 몸에 익혀 쓰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인쇄물에 있어서도 이런 고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조차 띄어쓰기는 제각각이다. 국어교과서만이 유일하게 띄어쓰기를 가급적 지키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여기서 띄어쓰기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적어도 지켜야 될 띄어쓰기로 우리말에 자연스러운 호흡을 가져오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띄어쓰기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우선 띄어쓰기는 두 가지를 생각하면 된다. 첫째는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있다면 붙여써도 좋다’는 것이고,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 헷갈릴 때는 일반적으로 띄어 쓰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겠다.

●고사성어나 한자어 합성어, 여러 단위로 된 고유명사는 띄어씀이 원칙이다.

MBC 문화방송에 우리말을 가르치는 대학이 있다고 하자. 이름을 지으면 ‘문화방송우리말대학’과 같이 될 텐데 이 때 띄어쓰기는 ‘문화 방송 우리말 대학’이 맞는 띄어쓰기가 된다. 하지만 붙여 쓸 수도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방송 사고를 방송사고와 같이 붙여쓰듯 전문용어의 경우도 그러하다.

●‘대로’, ‘만큼’

‘대로’ 와 ‘만큼’ 만큼이나 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도 없을 것이다. 둘 다 의존명사일 때도 있고, 조사일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조사는 붙여쓰고, 의존명사일 때는 띄어쓴다는 원칙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예로 ‘나대로 할 일이 있다’의 경우는 조사이므로 붙여쓴다. 하지만, ‘너 하는 대로 두고보진 않겠다’처럼 의존명사의 경우는 띄어쓰기를 한다.

●‘한번’과 ‘한 번’

‘번’이 차례나 일의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쓰인 경우에는 한 번, 두 번, 세 번 등과 같이 띄어서 써야 한다. 그러나 ‘한번’이 어찌씨(부사)로서 하나의 낱말 단위로 쓰일 때에는 붙여 써야 한다. 가령 “한번 속아 본 사람은 남을 쉽게 믿지 못한다”, “어렵더라도 한번 해 보자” 등에서의 ‘한번’은 ‘일단’의 뜻으로 쓰인 어찌씨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한’과 ‘번’을 띄어쓰면 안된다.

●조사나 접사를 제외한 단어와 단어 사이는 반드시 띄어쓰며, ‘수, 것, 바, 데’ 등 의존명사도 띄어 쓴다.

예를 들어 ‘전할것이많다’는 ‘전할 것이 많다’로, ‘뜻하는바대로이루어졌다’는 ‘뜻하는 바대로 이루어졌다’가 바른 띄어쓰기이다.

●접두사, 접미사, 조사 그리고 복합어는 반드시 붙여서 쓴다.

풋 과일, 파 헤치다, 나뭇 가지, 꽃 가루, 은 수저 등은 풋과일, 파헤치다, 나뭇가지, 꽃가루, 은수저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수를 적을 때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쓰고, 수나 단위를 나타내는 단어도 띄어 쓴다.

뉴스를 하기 위해 기사를 넘겨받으면, 특히 경제기사에서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바로 수(數) 표기이다. 돈의 액수를 나타내는 달러, 원 등은 띄어쓰나 아라비아 숫자로 적을 경우 붙여쓴다. 예를 들어 ‘1,234,567,890원’을 한글로 옮길 때는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 원’이 된다.‘책 두 권, 커피 한 잔’의 경우도 ‘권’과 ‘잔’이 수를 나타내거나 단위를 나타내는 단어이므로 띄어 쓴다.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때는 띄어 쓴다.

‘및’ 또는 ‘대’등이 들어가 두 말을 이어주거나 열거하는 역할을 할 때는 띄어쓴다. 임원 및 간부, 커피 또는 녹차, 삼성 대 현대 등이 그 예다.

●성과 이름은 붙여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은 띄어쓴다.

예를 들어 ‘김철수’, ‘이영희’처럼 성과 이름은 붙여쓰고 여기에 ‘씨’나 ‘선생’ 등 호칭어와 관직명이 붙으면 ‘김철수 씨’ ‘이영희 선생’처럼 띄어쓴다. 다만 ‘남궁 억’‘독고 탁’등과 같이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쓸 수 있다.

우리말의 띄어쓰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인쇄물도 이러한 띄어쓰기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방송 등 언론매체까지 기본적인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제대로 된 우리의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방송문화)

 

* 잦은 띄어읽기의 단점


잦은 띄기는 말 그대로 문장을 자주 띄어 읽어 토막말이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대사를 천천히, 또박또박', 틀리지 않게 말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하는 잦은 띄어읽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어 한마디씩 띄어읽기를 하는 습관은 듣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므로 고쳐야 할 습관이다. 의미다발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마디, 한 마디씩 띄어읽기를 하기도 하고, 또 불필요하게

마디마디에 강세넣기를 하여 대사전달의 효력은 물론 듣는이의 흥미조차 잃을 수 있다.

즉, 지루하고 지겨운 말씨로 인하여 듣는이의 몸은 현장에 있으나 생각은 그 자리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는가?



잦은 띄기의 실례를 아래 문장으로 실습하면서 터득하기 바란다.


(1) 서른 다섯나이에 /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 하반신이 / 마비되어 / 휠체어에 의지해서 / 평생을 지내야 함은 불론 / 두 아이와 / 아내가 있는 / 가장에게 / 다치기 전처럼 / 가족을 / 부양할 수 있겠는가라는 / 이 물음이 / 대답을 / 들을 수 / 있을까?



먼저 첫 번째 예는 자주 띄어읽기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띄기'를 표시한 말마다 힘을 주게된다. 때문에 '힘의 과용' 으로 내용전달의 부실은 물론, 흐름의 연속성마저 끊겨 버린다.

그리고 잦은 띄기도 지적돼 있지만 또 한가지, 구어표현에서 배제시켜야 할 어미(한 문장의 끝, 그리고 문장 안에서 순간띄기를 하는 곳은 통칭 하여 어미라고 하였음)마다 끝을 올리는 '악습'이 나온다. 자주 띄기를 하게 되면 화자의 구어표현상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난다.




(2)서른 다섯 나이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에 의지해서 평생을 지내야함은 물론 v 두 아이와 아내가 있는 가장에게 / 다치기 전처럼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 물음이 /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두 번째 예는 같은 문장이지만 잦은 끊기 없이 띄기의 원칙대로 쭉 붙여 읽으며, 강조할 곳은 분명히 강세를 주면서 말의 입체화를 꾀한다. 첫째 예보다 표현의 세련도와 문장흐름의 우려함이 살아나고, 의미다발이 뚜렷하여 전달의 효과를 높인다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말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낭독법이다. 숨이 허락하는 한 한번의 호흡으로 말하거나 소비된 호흡을 보충하면서 말한다. 또한 의미 표현상 끊기를 해야할 뚜렷한 명분이 있는 곳(주어)까지 이어가며, 그럼으로써 의미다발을 살려 표현과 전달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출처 : 시읽어주는여자의꿈이야기 |글쓴이 : 시읽어주는여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