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詩> 봄바람

洪 海 里 2005. 10. 27. 07:59

봄바람

 

洪 海 里

 

 

투망에 걸린
그대 살찐 각어脚魚 두 마리
스타킹을 튀어나와
하이힐 속에서 퍼덕이고 있다
바닷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그대 스커트
푸른 풀밭 건너편
가늘게 몸을 재끼는
느릅나무 이파리빛이다
아침 저녁 거리에서 그대는
온통 꽃밭이지만
지순한 비늘 조각 하나 하나
봄 갈 여름 겨울
더구나 어둡고 긴긴 겨울이 지나고
반짝이는 가슴지느러미
이제 바닷바람에 실려
바다로 가고
눈도 입도 눈썹에도
그대 싱싱한 5월의 산길
마를 씹으며 가는
선화공주---
봄바람 뒤를 따르고 있다.


-『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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