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화사기花史記』1975

<시> 해갈법

洪 海 里 2005. 11. 1. 05:55

해갈법

 

洪 海 里

 

 

얼음이 다 된 사내들이 쓰러지고
쓰러지고 쓰러질 때마다
막막한 노래는 하늘에 땅에 남는다
바람은 질기고도 길다
무모한 싸움은 끝나지 않고
창밖엔 번득이는 무명의 눈이 와 있다.
나는 지금 나체다
빛나는 몸뚱어리 바알간 알몸
맘 달아 피가 달아 울리고 있다
풀잎마다 돋는 해 이슬에 담고
꺽꺽꺽 울고 있는 공명상자다
맑은 가슴속에 갈앉는 해감을
나의 피는 친화할 수 없어
아무것도 가리우지 못하는 여자인 눈이 된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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