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화사기花史記』1975
해갈법
洪 海 里
얼음이 다 된 사내들이 쓰러지고쓰러지고 쓰러질 때마다막막한 노래는 하늘에 땅에 남는다바람은 질기고도 길다무모한 싸움은 끝나지 않고창밖엔 번득이는 무명의 눈이 와 있다.나는 지금 나체다빛나는 몸뚱어리 바알간 알몸맘 달아 피가 달아 울리고 있다풀잎마다 돋는 해 이슬에 담고꺽꺽꺽 울고 있는 공명상자다맑은 가슴속에 갈앉는 해감을나의 피는 친화할 수 없어아무것도 가리우지 못하는 여자인 눈이 된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