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다화

洪 海 里 2005. 11. 17. 10:01
茶話
홍해리(洪海里)
 

화계사 골짜기
꽝꽝 얼음장
누가 깔아 놓았는지
돗자리 한 닢
밤이면
미수의 흰 바지
은하의 분홍 치마
둘이서 산을 밝힌다 하네
밤새도록 하늘까지 밝힌다 하네
새벽녘 까치들이 눈곱 떨기 전
하얀 눈썹날개 잡아타고
나는 듯이 산을 내리고
치맛바람 하늘로 날아오르고
다시 한밤이면
은핫불 밝혀 놓고
얼음장 위 돗자리
온 산을 향내로 감싼다 하네
밤새도록 온 하늘 감싼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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