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우이동 일지 18 - 파밭을 지나며

洪 海 里 2005. 11. 18. 08:52

 

 

파 ·밭 ·을 ·지 ·나 ·며
- 우이동 일지 · 18

   



洪 海 里

     
 
 

 

멀리서 보니 그냥 초록빛 섬이더니
나라 안 환장한 사내들이 다 모였다
하늘 향해 발랑 드러누워 힘자랑을 하고 있
오직 꿋꿋한 헐떡거림이 속수무책이다
"그만, 그만, 죽어요! 오오, 하늘님!"
사내들은 일제히 열병을 하고 있다
하늘을 향해 대가리를 세우고 총을 쏘아댄다
독약을 마신 사내들의 꽃불놀이
방약무인 천하장사들 초록빛 사태났다!

- 시집『청별淸別』(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