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가락지

洪 海 里 2005. 11. 21. 04:53
가락지
홍해리(洪海里)
 

한밤이면
말똥말똥 눈을 뜨는 것이 있다

저 먼먼 하늘의 보름달이었을까, 아니
우주공간을 끝없이 도는 영원이란 별?
지층 깊이 억겁을 묻혀 있던 신의 눈물이었을까

풀잎에 맺힌 반짝이는 이슬처럼
그대 가슴에 묶이는 투명한 사슬
발딱발딱 일어나는 빛인
살아 있는 돌이여

네게 눈이 멎으면
시간은 정지하는 순간이 된다
네가 빛날 때
한밤이면 빛을 접어
순간 속의 영원을 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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