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가을이면누구나다시인이 됩니다손가락으로하늘에 시를 쓰면하늘이자락자락 내려와가슴 깊이 스미고한 해의 가장 따스한 햇살이단물을 모아가지 끝마다고운 빛깔의 열매로계절의 끝을 밝혀 줍니다길은 멀리 눈썹 위로 트이고깊은 잠 속으로 들면누구나그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