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깊은 계절

洪 海 里 2005. 11. 21. 04:51
깊은 계절
홍해리(洪海里)
 

가을이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에 시를 쓰면

하늘이
자락자락 내려와
가슴 깊이 스미고

한 해의 가장 따스한 햇살이
단물을 모아

가지 끝마다
고운 빛깔의 열매로
계절의 끝을 밝혀 줍니다

길은 멀리 눈썹 위로 트이고
깊은 잠 속으로 들면
누구나
그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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