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洪 海 里
뒤돌아보면
텅텅 비어 있을 뿐 …
있어야 할 자리
있어야 할 사람
보이지 않고
눈이 뿌린다
망망대해
외진 초소 하나
등불 켜들고
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사이
말뚝처럼 내가 서 있다
안개가 울고
별이 하나 둘 떨어지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람
바람만
귀를 때리며 지나친다.
- 시집『은자의 북』(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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