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다비시

洪 海 里 2005. 11. 22. 22:10
茶毘詩다비시
홍해리(洪海里)
 

목욕재계한 뒤
깨끗이 껍질을 벗긴
소나무 등걸로
정성 모아 불을 지펴
백자 항아리를 낳듯
내 몸의 기름을 다 짜내고
하얀 뼈 마디마디 추려 모아서
그대를 모셔다
사루옵나니
하늘로 오르는
연기 한 점 없이
금빛 은빛으로
빛나는 말씀의,
끝내 깊이 품고 있던 한 마디
말씀의 사리 하나

사랑이란 말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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