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설중매 앞에 서서

洪 海 里 2005. 12. 4. 18:42



설중매雪中梅 앞에 서서


洪 海 里


 

  1
수억 광년을 잠자던 별들이
싸늘한 영혼으로 터뜨리는
하얀 불꽃이다

  2
싸락눈 같은 창백한 속삭임
새벽 4시의
무명無明

  3
별똥별의 
추락
화사한, 화사한
마침표

  4
천상天上의 문양紋樣
가지마다
청청백백淸淸白白
청허로다

  5
청천벽력 같은
투명한
불꽃 앞에
그냥 죄스럽다
마냥 부끄럽다.

 

- 시집『투명한 슬픔』(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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