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애란愛蘭』1998

<시> 잉태

洪 海 里 2005. 12. 6. 04:31
잉태
-愛蘭
洪 海 里
 

뜨겁게 육신을 태워
소신 공양을 하듯
온몸이 비틀리고
정신이 혼미해져
자궁 속에
보이지 않는 햇빛의 불타는 손길이
점지하는
수많은 날의 입덧과
아픈 속살의 아찔함으로
그대 가슴에
등 하나 밝히기 위하여
한여름과 가을과 한파를 꿈으로 달려
이제 춘삼월 복사꽃 하늘
찬란하고 눈부신 꽃등 하나
그대 앞에 올리려
나 이제 쇠잔한 몸으로
혼절하며 혼절하며
다 벗고 그대 앞에 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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