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시그림> 蘭 찾아 無等 타며 / 洪海里

洪 海 里 2006. 1. 18. 04:04

蘭 찾아 無等 타며 산이 있어 산에 간다지만 우리가 가는 곳은 산은 산이나 산이 아니다 산이야 아래 위로 바람 불지만 여기는 평등하게 바람 부는 곳 한 해를 걷워들인 들판을 질러 찬 바람 전신으로 맞으면서도 즐거워라 즐거워 외치는 것은 바람이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불기 때문 음산한 계곡을 지나 투명한 날개를 반짝이며 오는 바람 누르고 찍어누르고 처올리는 아픔이 없어서이지 우리가 바람속에 서 있음은 눈이 아래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옆으로만 날리던 그날 지난 번 산행은 운이 없었다 바람소리도 무서웠지만 꽁꽁 얼어붙은 호수의 함정도 여하튼 왼쪽무릎을 다친 지난 겨울 산기슭 골짜기마다 아카시아 찔레덩쿨 청미래덩쿨 칡넝쿨 댕댕이의 올가미와 바늘 이마부터 발등까지 긁히고 찔리우고 사철나무 소나무 노간주나무 초록빛 겨울은 산에 사는 난초뿐 꿩밥 아가다리 산콩나물이라 불리는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 그 뜻만으로 서는 너를 찾아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슬픔 슬픔은 순수 순수는 눈물 눈물은 보석 보석은 가짜 가짜는 진짜 진짜는 없어! 완전한 것은 아름다움이 못 돼 흙냄새 바람소리 맑은 햇빛 속 세상이 온통 사랑같지만 어디가 숨어 있는 어둠의 냄새 날름대며 꿈틀대는 허무의 혓바닥 죽은 시간의 시체더미를 넘어 해 뜨고 닭 우는 동네를 찾아 눈 속으로 바람 속으로 우리는 간다 무등의 골짜기 숨은 희망의 뿌리를 찾아.


 
출처 : 블로그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 글쓴이 : 크레믈린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