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시그림> 홍해리 신작시 보기

洪 海 里 2006. 2. 26. 07:28
http://blog.naver.com/johta0625/10002025828


 

 

찔레꽃

 

              홍해리




목이 타는
愛蓮里
遠西軒 지나
옥양목 펼쳐놓은
찔레꽃더미
홀로 헤매다
길 잃은
牽牛.

은하 물가
푸른 풀밭
소 떼를 찾아
피리소리 하나 잡고
강을 건너서
젖어오는 그리움에
길 잃은
織女.


* 원서헌: 충북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198. 오탁번 시인의 문학관.

 

 

봄날의 꿈

 

              홍해리


사랑이란
찰나의 찬란한 착각일
뿐이라지만
치사하고 유치한 당의정은
달기만 해서
때로는 속는 것도
달콤하지
속이고 속아주는 은밀한 재미
한 번쯤 그 병에 걸리고 싶어
눈멀고 귀먹어 안달도 하지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밤낮 눈에 밟히는
허망의 그림자에
발목을 잡히는 나날
손톱여물 써는 밤이면
창밖엔 흰눈이 내리고
바람은 꿈을 싣고 천리를 가지
눈 감으면 만리 밖
그리움도 가슴속에 금빛으로 반짝이지만
온몸에 열꽃이 피어
가시거리 제로 상태
잠들면 식은땀이 강물로 흐르고
시정주의보가 내린 거리를
무작정 달려가는
무모의 질주
별은 희망처럼 멀리 있어 빛이 나지만
사랑은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라며
봄날은 간다.

 


 

 
 
 
 

사랑과 인생

 

        홍해리


"전국이 차차 흐려지겠고 동해안과 제주 남부는 비나 눈.
아침 최저 영하 7도~영상 8도, 낮 최고 0~11도.

'사랑과 인생~'
겨울 해변 백사장에 누군가 써놓고 간 글자들이 가슴을 친다.
'이별, 눈물, 젊음, 꿈---' 같은 단어도 여기저기 어지러운 발자국과 함께 흩어져 있다.
모래밭에 넘실대는 파도에 '꿈'이 지워지고 이어 '젊음'이 사라진다.
'사랑'마처 지워지고 나면 '인생'도 곧 끝이 나는가.
이름 모를 새들 하늘을 날고 파도만 무심하게 철썩거린다."
-「오늘의 날씨, 2006.01.19.」 (동아일보 김화성 기자)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 하며
젊음의 눈물로
파도는 철썩이다 하늘로 오르고,

인생이란 이런 것인가 하며
하루의 날씨처럼
새들은 날아가다 추락하고 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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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稿를 끌어안고

 

                홍해리


밀다 만 밀가루 반죽이거나
마구 잘려진 나무토막이다
금 나고 깨진 대리석 덩이이든가
아무렇게나 흩어진 동판이나 쇳조각이다

저 하늘에 놀고 있는 뭉게구름이다
아니면, 바다 끝에 서 있는 수평선이다

낯선 세상 고고의 울음을 세우려
집도의 앞에 누워 있는 산모
소신공양을 하고
태어날 아침에,

물맛이나 공기 빛깔로
낙화유수 이 강산을 물들이거나,
일보일배로 한 生을 재는 자벌레나
백년을 가도 제자리인 듯한 달팽이처럼

나의 일생을 할(喝)! 할 푸른 혓바닥을 위하여
소금을 뿌린다, 왕소금을 듬뿍 뿌린다
황토흙도 문앞에 깔아 놓는다.


 
출처 : 블로그 > 향기가 나는 곳 | 글쓴이 : 유월이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