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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인의 옥탑방 | |||
이현섭[봉숭아]
인연 / 洪海里
해질 녘 속리산으로 가는 직행버스 차창으로 아주 잠깐 내뵈인 그의 가느다란 눈웃음 다실 <평화> 등나무 뒤에 숨어서 간질이듯 나의 시장기를 허물고 있네 누굴까 등나무 뒤에 숨어서 뵈일 듯 안 보이는 그는 해질녘 구름밭에서 혼자 거닐다 서천에서 내렸는지 몰라 엊그제 꿈 속으로 왔다 가슴속 쪽대문도 두드리지 않고 돌아가버린 그림자빛의 그 아주 가느란 눈웃음이 가슴도 허물고 있네. 꽃나무 아래 서면 눈이 슬픈
사람아 /홍해리
꽃나무 아래 서면 눈이 슬픈 사람아
이 봄날 마음 둔 것들 눈독들이다 눈 멀면 꽃지고 상처도 사라지는가 욕하지 마라 산것들 물 오른다고 죽을 줄 모르고 달려오는 저 바람 마음도 주기전 날아가 버리고 마니 네게 주는 눈길 쌓이면 무덤되리라 꽃이 피어 온 세상 기가 넘쳐나지만 허기진 가난이면 또 어떻겠느냐 윤이월 달 아래 벙그는 저 빈 자궁들 제발 죄 받을 일이라도 있어야겠다 취하지 않는 파도가 하늘에 닿아 아무래도 혼자서는 못 마시겠네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본명: 洪峰義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홍해리 시선』,『대추꽃
초록빛』, -------------------------------- [감상소감] 대개는 그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차창으로 스쳐간,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옆모습. 만남은 무엇이고, 헤어짐은 무엇일까. 내가 그곳에 가서 그를 보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또 어디에서 내렸던가. 나는 꿈을 꾸었다, 오래전 여인숙에 아기와 함께 묵고 있었던 젊은 엄마를. 나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다미방에 누워 <백야>를 썼다. 그날 이후, 어두운 뒷골목을 지날 때마다 내 가슴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가난한 사랑 때문에 나는 살고 싶어졌을까. -자작나무/이성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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