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우이시> 제213회 우이시낭송회 스케치 / 한수재

洪 海 里 2006. 3. 27. 04:58

제213회 낭송회 스케치

겨울을 지나와서 그랬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핀다는 바람꽃보다 화사한 회원님들의 표정이 가슴을 더욱 따스하게 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모습을 보여 주시지 않던
숲 해설가 박동산 선생님의 수평적 삶에 대한 담론시간은 정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생명은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으로 순간순간 하나의 생명으로 온다는 말씀, 높낮이(수직적인 삶)의 모습이 아니라, 존재 하나 하나가 어우러지면서 모든 생명의 공존과 사랑이 진정 아름다운 삶의 방향이라는 말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순식간에 담론시간은 지나가고 오랜 기간 동안 안대를 하고 다니셨던 회장님의 개안(開眼)을 축하하는 박수와 4월 9일의 북한산 시화제, 그리고 5월 20일에 있을 충주 ‘푸른시낭송회’와의 합동 시낭송회 일정에 대한 광고에 이어 최상호 시인님의 사회로 낭송은 시작되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부드러운 남자 나병춘 시인님, 멀리 익산에서 힘들게 올라오신 고미숙 시인님, 박희진 시인님의 번역시집을 출간하신 고창수 시인님, 봄꽃이 따로 없던, 확~~ 어떻게 해보고 싶을 만큼 너무도 곱게 하고 오신 조성심 시인님, 오래간만에 오신 김동호 시인님의 연이은 낭송은 목소리만 들어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장수길님의 바하의 무반주 소나타 풀룻 연주와 오카리나로 듣는 경쾌한 ‘나비의 비행’은 시낭송에서는 듣지 못할 많은 박수와 앵콜의 행복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시인도 제대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안타까워하신 김석환 시인님, 신작특집을 하신 정성수 시인님의 낭송에 이어 이순경 님, 김용순 님 두 분의 진달래빛 저고리과 초록빛 치마에 휘감기던 '한강수타령'과 '뱃노래'에 사월의 눈꼬리와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것만 같더니 체크무늬 양복이 멋지게 어울리셨던 박희진 시인님, 떨리며 낭송하신 고미숙 시인님이 부럽다시던 만년 소녀 윤준경 신인님, 보라색 잠바를 잘 소화해낸 윤정옥 시인님(ㅎㅎㅎ), 가위를 가져오지 않아 넥타이를 자르지 못하셨던 이생진 시인님, 귀여운 여인 이영혜 시인님, 역시나 부드러운 남자 임보 시인님, 언제 보아도 범생의 모습이신 윤정구 시인님, 이제부터 머리를 기르겠다고 선언하신(올 여름이 머리 때문에 평탄치만은 않을 듯..) 이인평 시인님까지---, 낭송회는 그렇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흘러가고, 못 다한 인사를 뒤풀이 장소에서 나누는 동안 언제나 몸을 사리지 않고 오던 목필균 시인님의 부재가 허전한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픈 몸을 이끌고 뒤풀이에 오신 목필균 시인님의 모습에 모두가 반가워했습니다.

멀리 계서서 못 오신 분들과,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지 못하신 분들의 안부까지 이곳에 내려 놓으며 시화제 때는 꼭 뵙기를 바랍니다.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이처럼 반가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우리 회원님들일 것입니다.
곧 다가올 북한산 시화제 때를 기약하며 뒤풀이에서의 아쉬운 작별은 정말 아쉬운 듯
했습니다.
끝으로 언제나 소리없이 수고하시는 임계순 님과 박흥순 화백님께 진심어린 감사함을
전해 드리며 이상 낭송회 스케치를 마칩니다.

2006년 3월 25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 도봉도서관 4층 시청각실에서.

우이시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