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푸른 유곽

洪 海 里 2006. 5. 6. 05:47

푸른 유곽
- 아카시아

 

洪 海 里



오월이 오고
아카시아 초록 물이 올라
천지를 진동시키는
유백색 향기
검은 스타킹의 서양 계집애들
쭉쭉 뻗은 다리
늘어진 꽃숭어리 숭어리
댕그랑댕그랑
지독한 그리움에 흔들흔들
눈 맑고 귀 밝은 조선 사내들
다 어디로 숨어버리고
점령군 같은,
게릴라 같은
천하의 무서운 사내들
부산한 발자국 소리
요란한 거리, 거리
질펀한 사랑
어질어질 어지러운
오오, 저 진동하는 단내
흐드러진 푸른 유곽의.

 

(시집『봄, 벼락치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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