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눈부신 슬픔

洪 海 里 2006. 5. 6. 05:48

눈부신 슬픔


洪 海 里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들어가는

보일락말락한 날개 같은 저 꽃들
하늘하늘 눈부신 저 허망함으로
꽃자리마다 비우고 나면
또 얼마나 아픈 상처만 남을 것이랴

그 흔적이 지워지기까지는
또 얼마나 곡두의 눈물만 흐를 것인가,
꽃들은 순수하기 위하여 옷을 벗고
영원하기 위하여 날개옷을 버리느니

이제 푸른 감옥에 갇혀
수인의 고통을 감수하리라
아아,
눈부신 슬픔이여!


 

(시집『봄, 벼락치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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