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매원玉梅園의 밤
洪 海 里
수천 수만 개의 꽃등을 단 매화나무가 날리는 香이 지어 놓은 그늘 아래
꽃잎 띄운 술잔에 열이레 둥근 달도 살그머니 내려와 꽃잎을 타고 앉아 술에 젖는데,
꽃을 감싸고 도는 달빛의 피리 소리에 봄밤이 짧아 꽃 속의 긴 머리 땋아내린
노랑 저고리의 소녀가 꽃의 中心을 잡아,
매화를 만나 꽃잎을 안고 있는 술잔을 앞에 놓고 부르르부르르 진저리를 치고 있는
詩人들,
차마
잔盞을 들지도 못한 채 눈이 감겨 몸 벗어 집어던지고.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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