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충주 푸른시와 합동 시낭송회

洪 海 里 2006. 5. 22. 12:57

충주 푸른詩와 우이詩 합동 시낭송회 스케치

 

윤 준 경(시인)


   2006년 5월 20일 토요일 오후 2시 솔밭에서 만난 우이시 회원 12명, 즉 박희진, 임보, 홍해리, 윤문기, 송문헌, 변규백, 김한순, 이인평, 이대의, 권혁수, 박흥순, 윤준경 과 운전기사 장금배 님까지 모두 13인이 탄 소형버스가 출발했지요.
   차창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녹음과 아카시아가 만발한 산야를 지나 충주 시인공원에 도착한 것은 5시 40분경, 그곳에서 고창수, 최석우, 이규흥 시인님과 합류했지요. 공원 옆에 있는 소설가 강순희 님의 주점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인 뒤 낭송장소인 가람웨딩홀로 갔지요.
   홀 앞에는 '양채영 시인 시업 40년 및 제 8시집 『지상은 숲이 있어 깊고 푸르다』 출간 기념 시낭송회'라고, 그리고 푸른시낭송회 우이시낭송회 주관이라는 프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양채영 시인님의 출판 기념회까지는 모르고 출발했던 우리들이었지만 주최측에서 어쩔 수 없었던 사유와 함께 고민했던 사실에 대해 누누히 미안함을 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오히려 혼이 맑은 한 시인의 여정을 바라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홍 회장님의 축사도 있었지요. 충주와의 깊은 인연, 지역의 문학 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충주를 처갓집 드나들듯 하셨답니다. 남성에게도 처갓집이 그립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양채영 시인님은 올해 74세, 작년 뜻하지 않게 뇌졸증으로 경희의료원에 입원하여 1년간 투병하면서 병실에서 한 권의 시집을 묶으셨답니다. 병실 창밖의 푸른 풀과 나무를 보면서 시작의 의지를 불태우셨다는 말씀이 빈둥거리는 자신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제1부의 양채영 시인님의 출판기념회가 끝나고 제2부의 푸른시와 우이시의 합동 시낭송, 푸른시낭회에서는 다섯 분이 모두 양채영 시인님의 시를 낭송하였고 우이시에서는 고창수, 박희진, 윤준경, 송문헌, 김한순 회원이 출연했지요.
   낭송회를 마치고 웨딩홀 연회장에서 식사, 그리고 다시 시인공원 옆 주점에서 뒤풀이가 열렸지요. 시와 음악은 불가분의 관계인가요? 처음엔 안 하겠다고 사양하던 회원들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한 자리 두 자리 노래도 하고 악기도 켜고 , 합창도 하고 듀엣도 하고 아! 그 중에서도 압권은 축가를 불렀던 성악가 이당화 님의 청아한 음성, 게다기 미모에 친절함,,, 불러만 준다면 언제라도 서울 우이시에 와서 노래해 주겠다는 겸손함까지.
   그곳에 낡고 오래된 풍금이 드디어 명연주자 변규백 님을 만나 제대로 된 우아한 소리를 연주했다는 것. 그런가 하면 임보 님의 "이 산 저산.... ! 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도의 끼와 테크닉을 발휘하여 진정코......!! 멋졌다"는 것.
   밤 12시가 넘어 폐회를 선언하고 숙소로 돌아왔지만 못 다 푼 회포에 미련을 감추지 못하시던 몇 분 원로님, 새벽 네시까지 마시셨다나요?
   21일 아침 기상, 해장국집에서 식사, 푸른시낭송회의 임연규 님의 안내로 단호사 앞마당에 510년 된 와송을 감상하고, 신립 장군의 충정이 어린 충혼탑과 탄금대를 돌아보고 중앙탑 공원에서 난생 처음 도토리묵밥이란 것도 먹어 보고 서울을 향해 출발한 것이 1시 반쯤 되었을까요?
   서울에 와 보니 3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다 팔도 강산 모르는 길이 없고 유머 있고 말 잘하는 인평이 오빠 덕분이기도 한데요. 누님, 누님, 수십 번도 더 저를 부르면서 짖궂게 때로는 좀 지나치다 싶게 그러는 것이 다 우이시 여성 스타들이 참석하지 못한 탓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제가 다 어여삐 받아주기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고맙다, 3년 쯤 지나 봐라, 내가 곁에 갈까 봐 눈을 찡그릴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말예요.
   벌써 11시가 넘었네요. 기억력이 모자라 잘못 쓴 것, 빼놓은 것, 내일 생각나면 또 고치겠습니다.
   자리를 함께 해 주고 환대해 주신 푸른시낭송회 임연규, 박상옥, 최종진, 김수영, 이정문, 엄인순, 이혜숙, 이재호, 김생수, 이당화, 박등, 박성숙, 최원발, 이정자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사진은 우이시 홈페이지에 있습니다.(woois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