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 홍해리
그해 여름 산사에서 만난
쬐끄마한 계집애
귓볼까지 빠알갛게 물든 계집애
절집 해우소 지붕 아래로
해는 뉘엿 떨어지고
헐떡이는 곡두만 어른거렸지
저녁바람이
조용한 절마당을 쓸고 있을 때
발갛게 물든 풍경소리
파 ·르·르·파·르·르 흩어지고 있었지
진흙 세상 속으로 환속하고 있었지.
접시꽃 1 / 김재황
반가움이 방글거리며 서 있다
긴 속눈썹이 나를 향해 깜박이며
보일락말락 볼우물도 짓는다
얼마나 기다려 온 만남이란 말인가
내 발걸음 닿기도 전에
마당까지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으니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 해도
내 마음 푸르게 마냥 출렁거린다
꽃배라도 한 척 띄웠으면 좋으련만,
하늘에는 뭉게구름 한가롭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얼굴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고향 마을
어렸던 꿈이 이제는 날개돋이를 해서
그리움을 물고 크게 나풀거린다
다홍치마 곱게 차려입고
자줏빛 꽃댕기를 날리며 웃는다
살짝 보인 그 흰 덧니가 반짝인다.
출처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글쓴이 : 요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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