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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엔 / 한경 The Pen, 2022.01.18.

[한국 현대시, 한시로 만나다] 이 겨울엔 / 홍해리 강성위 필진기자 입력2022.01.18. 이 겨울엔 홍 해 리 이 겨울엔 무작정 집을 나서자 흰 눈이 천지 가득 내려 쌓이고 수정 맑은 물소리도 들려오는데 먼 저녁 등불이 가슴마다 켜지면 맞아주지 않을 이 어디 있으랴 이 겨울엔 무작정 길 위에 서자. [태헌의 한역] 此冬(차동) 此冬不問出宇庭(차동불문출우정) 白雪飛下滿地積(백설비하만지적) 淸如水晶水聲聽(청여수정수성청) 遠處夕燈心心亮(원처석등심심량) 世上何人不迎君(세상하인불영군) 此冬不問立途上(차동불문립도상) [주석] * 此冬(차동) : 이 겨울, 이 겨울에. 不問(불문) : 묻지 말고, 무작정. / 出宇庭(출우정) : 집을 나서다. ‘宇庭’은 집과 뜰이라는 뜻인데 ‘집’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白雪(백..

비 그친 우후 / 경상매일신문, 2022.08.01.

비 그친 오후 / 홍해리 - 선연가嬋娟歌 경상매일신문 기자 / gsm333@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01일 집을 비운 사이 초록빛 탱글탱글 빛나던 청매실 절로 다 떨어지고 그 자리 매미가 오셨다, 떼로 몰려 오셨다 조용하던 매화나무 가도 가도 끝없는 한낮의 넘쳐나는 소리, 소낙비 소리로, 나무 아래 다물다물 쌓이고 있다 눈물 젖은 손수건을 말리며 한평생을 노래로 재고 있는 매미들, 단가로 다듬어 완창을 뽑아대는데, 그만, 투명한 손수건이 하염없이 또 젖고 젖어, 세상 모르고 제 세월을 만난 듯 쨍쨍하게 풀고 우려내면서 매미도 한철이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인가 비 그친 오후 일제히 뽑아내는 한줄기 매미소리가 문득 매화나무를 떠안고 가는 서녘 하늘 아래 어디선가 심봉사 눈 뜨는 소리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