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16

시집『치매행致梅行』/ 홍해리

임보 교수님과 절친이신 홍해리 털보시인님, 잘 단정된 수염을 보고 나는 한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꽃을 피우느라 열병을 앓았죠. 수년 동안 소식이 끊어진 지인을 만났는데 홍해리 시민님 시집을 받고. 읽으며 역시. 그런 분이구나! 부부가. 백년 해로 한다는 거. 해가 거듭될수록. 아내에게. 깊은 연정을 품어주는. 멋진 시인님! 치매행. 시인님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독자들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읽혀지고 아름다운 부부의 미를 거두워야 합니다. 완벽한 남편 완벽한.아버지 완벽한 시인 홍해리 시인님. 참 멋지십니다. 인생의 꽃, 그 사랑의 꽃은 꿀물이랍니다! https://cafe.daum.net/xogml0073 에서 옮김.

청주 가는 길

청주 가는 길 洪 海 里 플라타너스 기인 터널을 지나면 내 고향 淸州가 배처럼 떠 있고 상당산성 위로 고향 사람들은 만월로 빛난다 봄이면 연초록 연한 이파리들이 손을 모아 굴을 만드는 서정抒情 여름이면 초록빛 바닷속 아늑한 어머니 자궁으로 넉넉히 새끼들을 기르고 가을이면 서걱이는 갈빛 포근한 안개가 금빛 들을 감싸 안는 풍요豊饒 겨울이면 맑은 뼈마디로 장성한 자식들을 떠나 보내는 어버이처럼 흰눈을 쓰고 서 있는 고고孤高 플라타너스의 연륜의 이마 그 밑을 지나 고향에 닿으면 늘 그렇듯 무심천 물소리처럼 우암산 바람결처럼 비인 듯 충만한 그곳 사람들.

표사의 글

강우현 시집 『반항을 접은 노을처럼』 表辭 한마디로 우현의 시는 슬프고 아프다. 아파서 푸르고 슬퍼서 순수하고 또한 아름답다. 그래서 우현의 시에는 푸른 향기가 배어 있어 읽을수록 맛이 난다. 주변의 여러 대상, 즉 그의 우주와 내면 풍경을 통찰하여 신선한 은유로 묘사 하는 솜씨가 놀랍고 동원되는 어휘의 연결이 가관이다. 언어가 형태를 이루어 살아 있는 시로 의미를 나타낼 때 시는 한 개의 몸이 된다. 그 몸에서 우현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치가 무엇일까 탐색하는 재미는 우리의 몫이다. 순수하지 못한 시가 넘쳐나는 시대에 잡스러운 시가 아닌 진솔한 시를 쓰는 훌륭한 시인으로 독자에게 좀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시인이 되길 기대하며 두 번째 시집에 꽃 한 송이 얹어 축하의 말씀을 갈음한다. - 洪海里(시인) ..

적울積鬱

적울積鬱 洪 海 里 "시는 내 영혼의 멍에, 향기롭게 빛나는 미라"라고 꿈속에서 미친 듯이 소리치고 있었다 "미라야, 너를 사랑해!" 하고 말해도 멍에는 벗겨지지 않고 미라의 무덤도 펼쳐지지 않았다 미라는 행간에 잠들어 있었다 나는 행간을 건너뛰면서 미라를 깨웠다 잠에서 깨어난 미라를 마구 씹기 시작했다 조미료, 방부제가 너무 많이 들어간 듯했다 질겅질겅 씹다 입술도 깨물고 꼭꼭 씹다 혓바닥도 물어뜯었다 살맛 피맛이 이럴까 하며 제멋대로 씹었다 되는 대로 씹다 뱉을 일이 아니었다 곰곰 씹어 보니 제 살맛 피맛이 아니었다 미라 속에 씹히는 돌이 있었다 그것만 뱉어내면 되는 것이었지만 가려내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꼭두새벽 밖에 나와 하늘을 보면 꺼진 영혼의 별들이 졸음에 겨워 있었다 답답한 내 미라의 파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