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귀뚜라미 - 치매행致梅行 · 287 洪 海 里 입추가 내일 모레 갈 날이 머잖았다고 대낮에도 숨 가쁘게 울어 쌓는 귀뚜라미 목이 하얗게 쉬었다 투명한 소리탑 한 층 더 올릴 심산인지 밤까지 울력이 한창 새벽녘 마당에 나가 보니 몇 마리가 땅 위에 나뒹굴고 있다 진력하다 힘이 다 빠져 마침내 혼이 뜨고 말았다 나도 귀뚜라미 곁에서 울다 보니 한평생이 다 새어 나갔다. 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2022.04.17
귀뚜라미 - 치매행致梅行 · 287 귀뚜라미 - 치매행致梅行 · 287 洪 海 里 입추가 내일 모레 갈 날이 머잖았다고 대낮에도 숨 가쁘게 울어 쌓는 귀뚜라미 목이 하얗게 쉬었다 투명한 소리탑 한 층 더 올릴 심산인지 밤까지 울력이 한창 새벽녘 마당에 나가 보니 몇 마리가 땅 위에 나뒹굴고 있다 진력하다 힘이 다 빠져 마침내 혼이 뜨고 말았다 나도 귀뚜라미 곁에서 울다 보니 한평생이 다 새어 나갔다.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9.29
<시> 귀뚜라미 귀뚜라미 洪 海 里 어둠 속에서 칠흑 절벽 위에서 세상을 향해 먹통 천지를 향해 눈떠라 귀 뚫어라 귀뚜라미 운다 귀뚤귀뚤 귀뚜르 귀뚜라미 운다. (2005. 8. 15.)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1.08.17
귀뚜라미 귀뚜라미 홍 해 리 한밤 난로 위에 끓는 물소리 마루바닥을 기고 있는 허기진 벌레 한 마리 엉금엉금 기다 기인 촉수를 늘여 SOS를 치고 있다 별나라에 달나라에 그 곳엔 아직도 풀밭이 푸르른지 풀잎마다 이슬이 반짝이는지. 들어도 듣지 못하는 너의 부호를 이 아픈 시대에 태어난 나는 .. 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2006.11.18
귀뚜라미 귀뚜라미 홍 해 리 한밤 난로 위에 끓는 물소리 마루바닥을 기고 있는 허기진 벌레 한 마리 엉금엉금 기다 기인 촉수를 늘여 SOS를 치고 있다 별나라에 달나라에 그 곳엔 아직도 풀밭이 푸르른지 풀잎마다 이슬이 반짝이는지. 들어도 듣지 못하는 너의 부호를 이 아픈 시대에 태어난 나는 어쩔 수 없어 .. 3인시집 1979~1981/『산상영음山上詠吟』(1979) 2006.03.04
<시> 귀뚜라미 귀뚜라미 홍해리(洪海里) 저 놈은 무슨 심사로 어쩌자고 밤새도록 날새도록 목을 놓아 남의 잠을 끌어다 별로 띄울까 단풍잎 지는 소리 이슬 듣는 소리에 천지가 더욱 넓구나 한잔 술 앞에 하고 혼자 취하니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저 울음소리…… 목에 밟히고 가슴에 쌓이는 별 지는 소리.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8
<시> 귀뚜라미 귀뚜라미 홍해리(洪海里) 한밤 난로 위에 끓는 물소리 마루바닥을 기고 있는 허기진 벌레 한 마리 엉금엉금 기다 기인 촉수를 늘여 SOS를 치고 있다 별나라에 달나라에 그 곳엔 아직도 풀밭이 푸르른지 풀잎마다 이슬이 반짝이는지. 들어도 듣지 못하는 너의 부호를 이 아픈 시대에 태어난.. 시집『우리들의 말』1977 200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