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첩백매 3

만첩홍도萬疊紅桃

만첩홍도萬疊紅桃 방 수 영 당신은 전생에 내가 다 읽지 못한 만 장의 책 발길 닿지 않는 산중에서 나를 기다리다 이생까지 넘어온 만 겹의 꽃 당신을 읽지 않고서는 다음 생으로 넘어설 수 없는 봄밤 이슥하도록 책장을 넘겨도 다시 만 장, 만첩이 되고야 마는 당신은. * 萬疊白梅 만첩백매萬疊白梅 洪 海 里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그대가 날 맞이할 마중물을 마련케 함이려니 서두르지 마라 매화가 꽃봉오리를 한꺼번에 터뜨리지 않듯 느긋하게 기다리거라 우주가 열리는 찰나를 노량노량 기다리거라. 눈독 들이면 꽃은 피지 못하느니 지구가 도는 소리가 들리는가 우주가 움직이는 걸 느끼는가 나비가 날 듯 지구는 돌고 우주의 반딧불이 별들은 꽃이 필 때마다 반짝반짝 반짝이느니. 꽃 한 송이 속에는 사계가 들어 있어 꽃잎 ..

詩化된 洪海里 2022.12.02

만첩백매萬疊白梅 - 치매행致梅行 · 403

만첩백매萬疊白梅 - 치매행致梅行 · 403 洪 海 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만 장의 꽃 한평생 읽어도 못다 읽을 꽃 한 송이 한 장씩 열리고 한 장씩 지더니 어느 날 갑자기 뭉텅! 무더기 무더기 지고 있다 매화꽃 한 장 한 장 눈물에 젖어 정처 없이 흘러가는 길 어디일까 바람에 슬리는 꽃잎, 꽃잎 매화 마을은 없다. * 감상 일생 겹쳐지는 겨울과 봄 사이 피고 지는 그 많은 꽃의 말을 다 읽을 수 없어 그저 바라보기만 하다가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없는 날이 닥치고 이제는 한 장 한 장 머금은 눈빛을 줍네. 말없이 떨어진 꽃잎에 햇살 놓이면 당신 웃음 한 번은 피어날 것 같아. 손에 쥔 꽃잎에 눈물 한 방울 내리면 들어주지 못한 소원 한마디는 건질 것 같아. 한 잎 한 잎 따서 놓네. 한 잎 또 한 잎 ..

만첩백매萬疊白梅

만첩백매萬疊白梅 洪 海 里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그대가 날 맞이할 마중물을 마련케 함이려니 서두르지 마라 매화가 꽃봉오리를 한꺼번에 터뜨리지 않듯 느긋하게 기다리거라 우주가 열리는 찰나를 노량노량 기다리거라. 눈독 들이면 꽃은 피지 못하느니 지구가 도는 소리가 들리는가 우주가 움직이는 걸 느끼는가 나비가 날 듯 지구는 돌고 우주의 반딧불이 별들은 꽃이 필 때마다 반짝반짝 반짝이느니. 꽃 한 송이 속에는 사계가 들어 있어 꽃잎 한 장 피면 봄이요 두 개가 열리면 여름이 온 것이요 세 번째가 벌어지면 가을이요 또 한 장이 벌면 겨울이러니 한 해가 꽃 속에서 뜨고 꽃 속으로 저문다.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꽃 한 송이가 버는 시간을 견디는 아름다운 순간 순간이 아니랴 매화가 하얀 꽃잎을 한 장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