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4

<서문> 난인을 위하여

난인蘭人을 위하여-시집 『애란愛蘭』의 머리말  洪 海 里       난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난을 기른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함께 산다고 한다. 인격을 부여해 주었기 때문이다. 한 30년 가까이 같이 살아오면서도 나는 아직 난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간에 지은 난에 대한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자 한다. 난은 꽃과 향도 좋지만 변함없는 초록빛 잎만도 일품이다. 난은 기다림을 가르쳐 준다. 은근과 끈기를 익히게 한다. 무심에 젖게 한다.가만히 있어도 난향은 소리없이 귀에 들리고 가슴에 온다. 움직이지 않는 그 춤은 언제나 눈으로 들고 마음에 찬다.아무래도 나는 식물성이다. 한 포기 풀로 풀만 바라보며 사는 청복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

서문: 은자의 북을 위하여

은자의 북을 위하여/洪海里---시집 『은자의 북』의 서문  홍해리(洪海里)        은자의 북을 위하여  지난 '89년에 펴낸 『淸別』이후에 발표한 작품 중에서 80편을추려 아홉 번째 시집 『은자의 북』을 울린다.  이렇게 시집을 낼 수 있는 것은 북한산의 인수봉과 백운대의맑고 푸른 자연과 우이동의 평화롭고 한가한 삶의 덕이다. 북한산은 나의 종교요, 우이동은 내 삶의 원천이요 고향이다. 동인>들과의 '더불어 삶'이 내겐 무엇보다 미덥고 고마운 힘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말은 '삶'과'사랑'이다.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사랑은 삶의 꽃이요 힘이다.  이번에 실은 작품은 정확히 '89년부터 '91년까지의 내 삶의 편린들이다. 내 인생에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