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제자리 - 치매행致梅行 · 332 洪 海 里 누워 있는 아내를 내려다보면 두 눈에 고요한 원망이 그렁그렁 망연하다 가슴에 구멍이 뚫리고 바람이 와서 운다 산 하나 넘고 나면 더 높은 산이 막아서고 강을 건너면 또 다른 강이 검푸르게 넘실거린다 어쩌자고 시간은 아득바득 흘러가는가 시간은 제자리인데 내가 무턱대고 흘러가는 것은 아닌가 그리운 항구도 없고 즐거운 술집도 없는 살아 있는 무의식이 있을 뿐 의식은 어디로 갔나 내 영혼의 아들마늘은 어디 있는가 "동생이 살았으면 좋겠다가도 때론 죽는 게 나을 거란 생각도 든다." -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길버트의 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