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채영 3

갯벌

갯벌  洪 海 里  노을이 타는바닷속으로소를 몰고줄지어 들어가는저녁녘의女人들노을빛이 살에 오른바닷여인들.- 시집『화사기花史記』(1975, 시문학사)   * 노을께 소를 몰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노을빛의 여인들은 하루해를 영글게 하고 고단하나 깊은 단잠 속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다에 해가 뜰 무렵 햇살처럼 바닷속을 솟아오를 것임에 틀림없다. 여인네들이 몰고 가는 소는 더욱 노동과 힘의 줄기참이고 노을이 타고 있는 바닷속은 우리 삶의 터전인 저자 거리와 불빛 밝은 한 가정의 集積임이 분명하다면 이 단시 한편이 던져주는 삶의 감동은 저녁답의 갯벌과 노을빛이 가지는 함몰이나 스러짐이 아니라 힘찬 솟아오름의 한 前兆로서의 오히려 그 緊迫性과 생동감에 있을 것이다.  힘찬 소와 여인네의 살가운 손목과,..

시집 『花史記』 발문 / 양채영

시집『화사기花史記』(1975, 시문학사)  梁 彩 英 (시인)  내가 洪兄을 알게 된 것은 한 십년 되지 않나 한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랫동안 우의를 지켜온 일이 서로 고마울 뿐이다.  내게 이 어려운 글을 맡겼을 땐 아무래도 내 필력으론 엄두가 나지 않았다.어찌 생각하면 그가 좋아하는 술 한잔을 하며 나누는 부담없는 얘기 정도로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럴 수도 없는 일이어서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결국은 쓸데없는 사족임이 분명한 이 발문이 그에게 누나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늘 그를 만나면 그의 시단 데뷔에서 남다른 수난을 겪어야 했던 서러운이야기를 생각하곤 가슴 아픔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시에 대해 가지는 집념이나 오기는 악착같은 것이 있다.  그는 제1시집 『投網圖』 이후 많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