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의 꿈 4

은자隱者의 꿈

은자隱者의 꿈 洪 海 里 산 채로 서서 적멸에 든 고산대의 주목朱木 한 그루, 타협을 거부하는 시인이 거문고 줄 팽팽히 조여 놓고 하늘관棺을 이고 설한풍 속 추상으로 서 계시다. 현과 현 사이 바람처럼 들락이는 마른 울음 때로는 배경이 되고 깊은 풍경이 되기도 하면서, 듣는 이 보는 이 하나 없는 한밤에도 환하다 반듯하고 꼿꼿하시다.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한밤에도 환하다 시인의 정신은 무엇인가, 무엇이길래 "고산대의 주목 한 그루"처럼, 혹은 한겨울 나목처럼 "산 채로 서서 적멸에" 들며 "설한풍 속 추상으로 서" 있는 것일까. 시가 읽히지 않는 현실에서 시의 미래는, 시인의 정신은 어떠해야 하는가---들어보자. 순수예술, 혹은 기초과학이 무시되는 현실 속에서 여전히 隱者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