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는 때려야 돌고 돌아야 선다 2

팽이는 때려야 돌고 돌아야 선다

팽이는 때려야 돌고 돌아야 선다 洪 海 里 멈춘 팽이는 죽은 팽이다 죽은 팽이는 팽이가 아니다 토사구팽이다 멈추면 서지 못하는 팽이를 때려 다오 돌아서 서도록 쳐 다오 너의 팽이채는 쇠좆매, 윙윙 울도록 때려 다오 중심을 잡고 불불대도록, 불립문자가 되도록 쳐 다오.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멈춘 팽이” “죽은 팽이” “토사구팽”으로 이어지는 말의 연쇄만 본다면 이 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이미 오래전에 시인은 그 말의 재미가 오를 수 있는 높은 경지를 시험했고 또 보여주었다. 최소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말은 놀이가 주는 쾌감을 넘어서고 있다. 이 시에서는 그 말의 부딪힘이 언어를 통해 한 번 더 새로워진다. 시인은 죽은 팽이를 살리듯 자신의 언어를 되살리려고 한다.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