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답시 3

<화답시> 패랭이꽃 - 이대의/김한순 시인 : 洪海里

* 다음 네 편 시는 이대의 시인과 김한순 시인이 어머님 장례식에 와 선산의 패랭이꽃을 보고 쓴 작품에 내 화답시를 붙여본 작품들입니다. 패랭이꽃 한 송이 李 大 儀 상갓집 뒤뜰 눈물로 진하게 핀 패랭이꽃 착한 사람들 문상 왔다 보고 가라는 가신 님 고운 마음 같아서 한 점 그리움 찍어두고 돌아섰네 마음속에 담아두고 왔네. 패랭이꽃 - 이대의 시인에게 洪 海 里 대의 시인이 두고 간 패랭이꽃 한 송이 장마철 반짝 드는 햇살처럼 가슴에 피다 먼 길 돌아 돌아 여든두 굽이 지나 영원을 찾아서 시간을 세우고 길 없는 길을 따라 지평선을 넘어 무지개를 지나 허공 어디쯤 가고 계신 어머니 극성 더위 식혀 드리고자 패랭이 하나 씌워 드리오니 쓸쓸한 길 홀로 가시는 길 옷깃에 스며오는 서늘한 패랭이꽃 한 송이! (2..

和答詩 : 임보 / 洪海里의 「섭囁」

섭(囁) 임보 글을 쓰는 후배가 고향엘 다녀오며 향토주라고 술을 한 병 가져다 주었다 40도의 증류주인데 이름이 참 특이하다 이라는 상표를 달고 있다 토란으로 술을 담가 증류한 것인데 이라는 별명으로 수출까지 한다지 않는가? ‘섭(囁)’이 ‘소곤거린다’는 뜻이니 ‘도란도란’으로 옮겨 쓰는 것도 무방해 보인다 먼 남쪽 지리산 밑 섬진강변 돌골짝―곡성(谷城) 고향 사람들이 만든 술이라니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섭― 격이 높은 술의 이름, 신선주처럼 운치가 있다 도란도란― 정다운 사람들이 도란거리며 마실 만도 하다 부디 세계적인 명주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의 어깨를 좀 펴게 했으면 싶다 ================================================= 섭囁 - 도란도란 洪 海 里 술 마실..

<화답시>량허란써징디엔 洋河藍色經典 : 洪海里 / 道隱 정진희

량허란써징디엔 洋河藍色經典 / 洪海里 - 하이즈란海之藍 양하남색경전은 중국의 술이다 해지람이란 상표가 시원하기 그지없다 술을 보고 경전이라니, 아니, 맞다!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살게 해 주는 게 술보다 나은 게 없지 48%짜리 차갑고 뜨거운 바다를 임보 시인과 둘이서 다 퍼냈다 바닥이 난 바다는 허무했다 예수는 맨발로 바다를 건넜는데 우리는 신발을 신은 채 쪽빛 바다를 흔들리며 건넜다 몸속에서 불이 타올라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 주酒는 주主의 길을 그냥 가게 했다 어쩌자고 바람은 온몸으로 불어오는지 바다는 쪽빛으로 푸르고 빈 바다가 술병에서 잠녀처럼 휘익! 휘익! 울고 있었다. *량허란써징디엔 : ‘량허’는 술 이름, ‘란써‘는 남색이니, 양주의 블르컬러, ’징디엔’은 經典. 즉 클래식, 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