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
그대 어디 계셔요
온몸 달아 올라
빛 발하는 것을 보셔요
뚜우 뚜 우는 물없는 항구처럼
그대 그려 발광하는
내 가슴을 보아요 타고 있어요
겨우내 잠들었던 강가에서
깨어 나와 기다렸어요
지나는 이마다 그댄 줄 알고
반짝반짝 발광하며 춤추었어요
일곱 마디 가슴 가득
그대 그리워 불붙은 가슴
배가 고파요
겨우내 그대 그려 주려 왔는걸요
차라리 나뭇뿌리 아래
그대 없이 칵 죽어 버릴까 봐요.
저녁 별이 빛나는 길가
이슬 맺힌 풀섶에서
기다려도 그대는 아니 오시고
밀연에 우는 서러움만 더해 갔어요
긴 배처럼 강가에 내려
정처없이 흘러 갈까요.
바다로 갈까 봐요
그대 찾아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힘 부치면 물결에 밀려 죽어가지고
물에 둥둥 떠 있을 거예요.
그대 어디 계셔요 지금
발광하며 춤추는 저를 보셔요.
(시집『投網圖』1969)
개똥벌레 연가 / 洪 海 里
[놀빛이 좋은...]
저녁 노을이 들판에 누울 때면
빛과 어둠의 옷을 입은 네가 찾아오지.
저녁 안개 속에서 나를 맞는 것은
풀잎의 바스락대는 소리와 물의 반짝임이라네.
바람에 실려 온 봄 노래가
대지에 울려 퍼지는 것을 듣네.
그 음은 투명하고 맑으며, 귀에 익고 정겹네.
마치 고향처럼.
은하수로부터 밤이 밀려와
반짝이는 장미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네.
하지만 이 곳을 떠나기 전에
포도주 같은 네 음악에 흠뻑 취하고 싶네.
내 마음 속에는 너의 멜로디가 남아있네.
저녁 노을이 들판에 누울 때면
빛과 어둠의 옷을 입은 네가 찾아오지.
은하수로부터 밤이 밀려와
반짝이는 장미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네.
하지만 이곳을 떠나기 전에
포도주 같은 네 음악에 흠뻑 취하고싶네
♫ 쇼팽에게 편지를 / Anna G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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