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詩 네 篇>
희란姬蘭
그녀는 혼자다
늘 호젓하다
소나무 아래서나
창가에서나
달밤엔 비수
그 푸른 가슴
창 안에 어리는 별빛
모두어 놓고
그녀는 호젓하다
늘 혼자다.
소란小蘭
계집이야
품는 맛
나긋나긋
고분고분
가냘프고
소슬하고
눈길 한 번 던져 놓고
다시 안는 너
차라리 안쓰럽고
그윽하고.
홍란紅蘭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가슴속으로 타는
불꽃의 교태
심장을 다 짜서
혓바닥으로 핥고
하늘에 뿜어 올렸다
다시 초록으로 씻어
피우는 불꽃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현기증이 인다.
나도풍란
전신을 들내놓고
애무를 한다
익을 대로 다 익어
터질까 말까
농염한 나신
흐르는 젖물
천지간에 못 다한
막막한 그리움이
향기 하나로
천리를 혼절시키고.
(『梅蘭山芳』1987.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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