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숨구멍은 왜 열려 있는가

洪 海 里 2006. 12. 5. 02:57

숨구멍은 왜 열려 있는가

 


호수가 꽝꽝 얼어붙어
물 위와 물 밑을 차단해도
한옆 어딘가에 얼지 않는 숨구멍이 있어
호수가 숨을 쉽니다

 

아이들이 얼음을 지치다
미끄러져 들어가 물고기가 됩니다
숨을 놓은 영원이 됩니다
왜 아이들이 기댈 언덕이 물 밑에 없는지

 

잘 덖이고 덖인 후에야
몸을 버리는 차茶ㅅ잎이
잘 익은 물을 만나
다시 아름다운 몸을 얻는 것처럼

 

이 세상 어딘가에
여린 마음 하나 기댈 언덕이 있었으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숨구멍이 있었으면

 

첫새벽
자궁처럼 따뜻한 물 속에서
생각을 모아 봅니다
숨구멍은 왜 열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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