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구멍은 왜 열려 있는가
호수가 꽝꽝 얼어붙어
물 위와 물 밑을 차단해도
한옆 어딘가에 얼지 않는 숨구멍이 있어
호수가 숨을 쉽니다
아이들이 얼음을 지치다
미끄러져 들어가 물고기가 됩니다
숨을 놓은 영원이 됩니다
왜 아이들이 기댈 언덕이 물 밑에 없는지
잘 덖이고 덖인 후에야
몸을 버리는 차茶ㅅ잎이
잘 익은 물을 만나
다시 아름다운 몸을 얻는 것처럼
이 세상 어딘가에
여린 마음 하나 기댈 언덕이 있었으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숨구멍이 있었으면
첫새벽
자궁처럼 따뜻한 물 속에서
생각을 모아 봅니다
숨구멍은 왜 열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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