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흔적
창 앞 소나무
까치 한 마리 날아와
기둥서방처럼 앉아 있다
폭식하고 왔는지
나뭇가지에 부리를 닦고
이쪽저쪽을 번갈아 본다
방안을 빤히 들여다보는 저 눈
나도 맥 놓고 눈을 맞추자
마음 놓아 둔 곳 따로 있는지
훌쩍 날아가 버린다
날아가고 남은 자리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