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우이동 골짜기
귀 씻는 샘이 있지
세이천洗耳泉!
누구나 이곳에 와
귀를 씻으면
세상의 더러운 소리
다 씻겨 나가지
풀 바람 바위의 말씀
비로소 귀에 들리는
순한,
아주 순한 귀가 되지
귀병원 다녀봐야
낫지도 않는
가렵고 욱신대는 긴긴 가을밤
뜰에 나서면
하늘은 낮인 듯 푸르고
흰구름도 흩어져 피어 있는데
동녘 하늘엔 별들이
풀꽃처럼 웃고 있네
쏴 쏴아 쏴아하 쏴아아하! 불던
솔숲의 바람소리
찌입 찌이 찌입 찌찌찌입! 하던
숲 속의 새소리
눈으로 듣든 손으로 보든
꽃은 꽃이고
바람은 바람인데
마을로 내려와 다 잠든 밤
귀만 홀로 깨어
우주의 고요를 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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