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몸 1

洪 海 里 2006. 12. 6. 16:38

몸 1

   

사랑하라,

네 몸은 네 것이 아니다

네가 잠시 빌려 살고 있는

신神이 주인이신 집이다

너는 몸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마라

빌린 대로 그냥 쓰면 되느니,

네 것인 양하다 보면

병이 나는 법法,

계약 기간이 다하면

신의 소유물은

되돌려 줘야 할 것 아니냐

주인 없는 물건처럼 보지 마라

신경은 신神의 경經이다

신이 다스리는

네 몸의 허공에 난 수많은 길이다

네 몸이 왕래하는

중추와 말초,

신경 전쟁을 벌이게 하지 마라

원자전보다 무섭느니

절하라, 하루 백팔배, 아니 삼천배

네 몸에 절하라

너의 신에게 경배하라

원초적 그리움이나 외로움을 벗고

네 몸 가까이 고요가 있나니

보라, 눈감고 고요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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