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시간을 찾아서

洪 海 里 2006. 12. 6. 17:03

시간을 찾아서

 

 洪 海 里

 

 

충북 청원군 남이면 척산리 472 번지

신사년 오월 초엿새 23시 05분

스물세 해 기다리던 아버지 곁으로

어머니가 가셨습니다

들숨 날숨 가르면서

저승이 바로 뒷산인데

떠날 시간을 찾아

네 아들 네 딸 앞에 모아 놓고

며느리 사위  옆에 두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가는 시간을 맞추어

마지막 숨을 놓고

말없이,

한 마디 말씀도 없이

묵언의 말씀으로

이승을 멀리 밀어 놓고

어머니는 그냥 가셨습니다

여든두 해의 세월이, 고요히

기우뚱했습니다.

 

 

 

 

* 어머니(경주 金씨 洪粉 여사 : 211018-2380016)는 2001년 6월 26일(辛巳 오월 초엿새)에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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